큐티(QT) · 2026-08-25
큐티: 폭풍 속 식탁에서 다시 이어진 공동체
사도행전 27:35
“모든 사람 앞에서 하나님께 축사하고.”
거센 풍랑 속에서 바울은 함께 탄 사람들 앞에서 떡을 들고 감사했습니다. 불안이 사라진 뒤가 아니라 두려움 한가운데서 함께 먹고 버틸 힘을 나누는 장면은 오늘 우리의 공동체를 돌아보게 합니다.
사도행전 27장은 바울이 로마로 가는 배에서 큰 풍랑을 만나는 장면을 전합니다. 여러 날 동안 해와 별이 보이지 않고, 배에 탄 사람들은 살아날 희망마저 잃어 갔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바울은 사람들에게 음식을 먹으라고 권합니다. 그는 떡을 들어 모든 사람 앞에서 하나님께 감사하고 떼어 먹기 시작합니다.
이 장면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바울이 폭풍을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배는 여전히 흔들리고, 모두의 앞날은 불확실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공포가 사람들을 완전히 고립시키도록 두지 않았습니다. 함께 먹을 것을 나누고, 하나님께 감사하며, 살아 있는 몸을 돌볼 작은 행동을 시작했습니다. 믿음은 거대한 말로 불안을 덮는 일이 아니라, 위기 속에서도 서로를 사람으로 대하는 태도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도 답을 쉽게 찾기 어려운 풍랑 같은 시간이 있습니다. 그때 필요한 것은 모든 상황을 분석해 줄 한마디만이 아닐 수 있습니다. 지친 동료에게 따뜻한 식사를 권하고, 가족의 말을 끊지 않고 들어 주며, 함께 할 수 있는 다음 한 걸음을 확인하는 일이 공동체를 붙드는 힘이 됩니다. 오늘 나는 불안한 자리에서 누구와 식탁을 나눌 수 있을까요. 감사는 문제가 사라졌다는 선언이 아니라, 두려움 속에서도 하나님과 이웃을 향해 마음을 닫지 않으려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나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혼자 버티려 하거나, 반대로 서둘러 답을 말하려 하지는 않았나요? 오늘 곁에 있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돌볼 수 있는 작은 행동은 무엇일까요?
바울의 감사는 풍랑 이후의 축하가 아니라 풍랑 한가운데서 드린 고백입니다. 그는 공동체가 두려움에 흩어지지 않도록 함께 먹고 다음 행동을 준비하게 했습니다. 믿음은 불안을 외면하는 방식이 아니라, 불안 속에서도 관계와 책임을 회복하는 방식으로 드러납니다.
오늘 한 사람에게 ‘식사는 했나요?’ 또는 ‘지금 가장 필요한 도움이 무엇인가요?’라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세요. 조언을 서두르기보다 말을 들은 뒤, 함께 할 수 있는 작은 도움 하나를 정해 보세요.
하나님, 불안한 상황 앞에서 제 마음이 혼자 갇히지 않게 하소서. 큰 말로 누군가의 어려움을 쉽게 판단하지 않게 하시고, 필요한 곁을 지키는 작은 행동을 선택하게 해 주세요. 저에게 주어진 음식과 시간과 말을 나누며, 두려운 사람을 더 외롭게 하지 않는 공동체의 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작성·편집: 기도의샘물 · 콘텐츠 작성 기준